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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고민과 도전...쇼팽 콩쿠르·베토벤·드뷔시 그리고 김광석 (종합)

“콩쿠르 우승자보단 제가 연주하는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 잘 알려진 조성진은 성숙한 음악성과 정제된 예술가적 기교로 2015년 10월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였다. 평단의 호평은 대중의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곧이어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쇼팽콩쿠르 실황 앨범이 발매되자 한국에서 사전예약만으로 즉각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5년 11월, 앨범은 한국 발매 일주일 만에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인기를 이어갔다.2016년 1월, 조성진은 도이치 그라모폰(DG)과 독점계약을 맺었다.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 런던 심포니 연주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쇼팽 4개의 발라드로 이루어진 첫 정규 앨범이 2016년 11월 발매되었으며, 2017년 11월에는 드뷔시 곡으로 이루어진 솔로 앨범이 발매됐다.

/사진=조은정 기자




/사진=조은정 기자


스스로 레퍼토리 욕심이 많다 인정했던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 이후 매우 다양한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연주했다. 콩쿠르 직후 한동안 쇼팽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콩쿠르에 대한 예를 다한 후, 베르크 소나타, 슈베르트 소나타, 모차르트 소나타, 드뷔시 어린이 차지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베토벤 소나타 등 그가 좋아하는 곡들을 차근차근 무대에 올렸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첫 전국 투어를 갖는다. 쇼팽 콩쿠르 이후 서울과 통영, 대구에서 각각 공연이 있었지만,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1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11일 서울, 13일 전주, 14일 대전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국 투어의 프로그램은 베토벤 소나타로 시작한다. 8번과 30번으로 베토벤 초기와 후기 작품을 나란히 배치했다. 2부 첫 곡은 2017년 11월 발매되는 그의 새 앨범 수록곡, 드뷔시 영상(Image) 2권이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곡은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이다. 그가 공식 석상에서 연주한 적은 없기 때문에 쇼팽이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선곡이라 할 수 있다.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에서 조성진은 “쇼핑 콩쿠르 우승자로 기억되는 걸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쇼핑 콩쿠르 우승자란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라고.

그는 “세상엔 좋은 음악이 많아. 특별한 다른 이유는 없다” 며 “조성진의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임을 밝혔다. “사실 쇼핑 콩쿠르 전에 다른 작곡가 연주를 시도 했지만, 요즘에 더 다른 작곡가 곡 연주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피아노 연주를 몇 십년 더 할텐데 쇼핑만 치기엔 아깝다”고 말했다.

그가 싫어하는 건 ‘선입견’이라고 한다. 그는 “ 베토벤 하면,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다. 때론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베토벤 초기 작품과 후기 작품은 다르다. 초기 작품은 하이든 영향을 받아 고전적인 면이 있고, 후기 작품인 소나타 30번 같은 경우엔, 같은 작곡가가 썼나 의심될 정도로 스타일이 다른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연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명 교향곡’처럼 운명에 맞서는 느낌만이 아니라 운명을 받아들이는 베토벤의 음악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연주에 임한다”고 전했다.

더 다양한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연구하고 싶다고 밝힌 조성진은 30대엔 브람스에 도전할 예정이다. 추가로 소리와 체중의 연관성에 대한 나름의 소견도 덧붙였다.

“이제까지 브람스곡을 연주해 본적이 많이 없다. 30대라고 한 이유는 조금 더 연습해서 제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까진 통통했다. 제 생각엔 체중이랑 소리랑 연관이 있다고 본다. 살을 좀 더 찌워야 해서 30대라고 말했다.”

과거 클래식의 대중화에 대해 ‘위험하다’라고 언급했던 조성진은 “많은 분들이 더 클래식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베를린 필과의 연주를 되돌아 본 조성진은 “내 생각에는 한 계단 더 올라간 느낌도 들고 조금 더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고민과 노력은 계속 됐다. 이미 그의 2020년 스케줄까지 꽉 잡혀 있는 상태.

30대 이후 조성진은 어떤 피아니스트가 돼 있을까. 그는 “내가 30대가 되면 거장도 아니고, 젊은 연주자도 아닌 애매한 나이가 된다. ” 며 “더 젊은 연주자도 많이 나올 것이다. 그때 난 어떻게 해야할까 조금씩 생각하고 있다“고 속 마음을 전했다.

친구들과 만나는 걸 즐기고,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는 평범한 20대라고 밝힌 조성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김광석이었다. 그는 “김광석씨 음악이 좋아서 가끔 찾아 듣는다”고 전했다.

한편, 조성진의 2017-18시즌은 바쁘다. 11월 미국투어, 12월 NDR 엘프필하모니와 크쉬슈토프 우르반스키와 함부르크에서 예정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공연, 1월에서 3월 사이에는 한국, 일본, 미국 베토벤, 드뷔시, 쇼팽을 연주하는 리사이틀 투어가, 4월에는 빈과 런던에서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과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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