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학기 특별했던 1월6일…'3월까지 김광석 공연'

지난해 12월 지방에서 펼쳐진 김광석 추모공연 모습. 가수 박학기, 동물원, 한동준, 알리, 윤도현 등 여러 가수들이 관객쪽에서 무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가수 박학기

가수 박학기에게 최근 22년간 올해 1월만큼 동료가수이자 친구인 김광석이 특별하게 다가온 해는 없었다.

매해 김광석 기일(1월6일)을 맞아 아마추어 가수들의 김광석 노래 부르기와 동료가수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김광석 추모공연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 상영과 큰 성과는 없었지만 김광석 사인을 둘러싼 수사기관의 재수사 등에 따른 언론의 관심과 사회적인 조명으로 올해 공연이 남달랐던 것.

박학기는 전날 라디오 방송 출연(tbs FM ‘김한석의 라디오킹’)과 전화통화를 통해 “김광석 추모 투어공연이 8년째에 접어들었다”며 “동물원, 유리상자, 자전거 탄 풍경, 알리 등 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광석이 추모공연에 동참해 주는 후배, 동료 가수들의 수고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 라이브 공연을 통해 '서른 즈음에', '일어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을 들려줬고 자신의 노래 중 '아직 내 가슴 속에 니가 살아'라는 노래를 부르며 김광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내 가슴 속엔 니가 살아/널 베어낸 그 자리에 많은 눈물 흘렸지만/어느새 그 추억은 꽃으로 피어 너의 향기를 전하네/잘 지내고 있는지 아프진 않은지/ 너의 기억 속엔 아직 내가 있는지/ 눈꽃처럼 하얗던 그 미소는 지금도 그대로인지’(‘아직 내 가슴 속엔 니가 살아’ 중 한 소절)

‘서른 즈음에’ 떠난 김광석을 그리워했고 다시 한번 그의 노래를 들어봤으면 하는 소망과 사인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일어나’라는 노래에 실어보냈다.

그는 향후 공연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월 초에는 각각 부산과 대구에서 ‘김광석 다시 부르기’ 공연을 진행해 자신과 동물원, 박학기, 자전거 탄 풍경, 장필순, 유리상자, 윤도현, 성시경, 하동균, 알리 등이 함께해 고인을 추억할 예정이다.

또 3월에는 서울에서 동료 가수들 외에 포크가수들의 대부인 김민기도 인사말을 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지만 무대에 오르는 공연을 계획한다고 했다. 지난 6일 김광석 22주기 공연이 펼쳐졌던 학전블루 소극장은 1990년대 중반 라이브공연의 신화로 기록됐던 김광석 콘서트가 1000회 이상 치러졌고 극장을 꾸렸던 김민기와 무대에 주로 섰던 김광석 등의 소리와 손길이 배어있는 곳이었다.

친구이자 음악동료였던 고 김광석의 사진 밑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수 박학기. /사진제공=김광석 추모사업회

동료가수들과 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김광석 추모사업회의 새로운 사업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김광석 사망 12주기였던 2008년에 공익 법인 설립(김광석 장학 재단)에 대한 의견을 모은 이후로 올해 기금이 5억원 가까이 된 만큼 재단을 출범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박학기는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언제나 함께 해주고 있다”며 “남은 공연도 성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데뷔해 그룹 동물원을 거쳐 솔로로 나선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일어나’ 등 많은 명곡을 남겼지만 지난 1996년 1월 6일, 32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박학기의 노래(‘아직 내 가슴 속엔 니가 살아’) 끝소절이다. ‘어디에 있는지(많이 행복한지)/ 아직 내 가슴속엔 니가 살아/ 습관처럼 자꾸 널 그린다 다시 너를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