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힐링] 대구 중구 김광석 길 - 골목 구석구석 김광석의 자취 묻어나는 곳…한 해 100만명 이상 발길

  • 백승운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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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9   |  발행일 2018-03-29 제15면   |  수정 2018-03-29
거리엔 김광석 노래 감수성 자극
스토리하우스 유품 100여점 전시
카페·기념품 가게·맛집도 즐비
[관광&힐링] 대구 중구 김광석 길 - 골목 구석구석 김광석의 자취 묻어나는 곳…한 해 100만명 이상 발길
대구 중구 김광석 길은 관광과 힐링이 공존하는 대구의 대표적인 명소로 주말이면 5천여명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방천시장의 동쪽 가장자리, 신천대로의 높다란 옹벽 아래 일직선의 조브장한 길이 이어진다. 벽의 높이는 2.5~4m, 너비는 3m, 길이는 350m 남짓 되는 길이다. 옹벽 위 가로수들이 은하수처럼 그림자를 떨구는 그곳에 그리운 이가 있다. 가수 김광석. 활짝 웃는 그가 노래하며 우리에게 말을 건다. 한 번도 우리를 떠난 적 없다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며…. 길에 들어서면 발길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의 벽화를 보며, 그가 부른 노랫말을 음미하며 저절로 걸음을 멈춘다. 분주한 시선도 없다. 오직 여유로운 고요 속에서 추억하고 기억하며 마음의 안식을 찾는다. 때론 보고 즐기면서 때론 스스로 위로받으며 힐링이 되는 길,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길’이다.

김광석 길은 대구 하면 떠오르는 ‘관광 키워드’다.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명소’라는 수식어가 이제 자연스럽다. 해마다 늘고 있는 관광객 수가 이를 증명한다. 김광석 길은 지난해 무려 146만명이 다녀갔다. 350m의 좁은 골목길에 1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은 사례는 전국적으로 드물다.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5천여명이 찾아 발 디딜 틈이 없다. 관광객 대부분이 외지인이라는 점은 김광석 길이 ‘전국구’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서울은 물론 경기, 충청, 강원, 경남, 제주 등지에서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좁은 길이지만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기타를 치며 앉아 있는 김광석을 가장 먼저 만난다. 자그마한 체구의 그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상이다. 길은 그의 생전 모습과 노랫말을 형상화한 벽화,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로 채워져 있다. 무엇보다 한창때의 김광석을 만날 수 있다. 현재로 소환된 그는 옛 신화처럼 낯설거나 박제된 유물이 아니다. 쇠잔한 마음을 전율케 하는 살아있는 ‘실제’다. 사람들은 그런 그와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사진을 찍고 추억한다. 낙서판에 메모를 하며 오늘의 추억을 되새기기도 한다. 김광석을 다시 그리며 추억을 쌓는 동안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에서는 그의 노래가 파도처럼 흐른다.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거리에서’ 등 애잔하고 서정적인 노래가 길 구석구석 그대로 녹아 흐른다.

길 중간에 조성된 쌈지공원과 공원 맞은편에 있는 야외 공연장도 늘 북적인다. 매년 가을이면 김광석 노래 부르기 대회가 열리고, 추모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도 개최된다. 사실 공연장뿐만 아니라 김광석 길 전체가 공연장이나 다름없다. 벽화 앞에서, 작은 가겟집 앞에서 언제나 버스커들의 거리 공연이 열린다. 해마다 새롭고 언제나 한결같은 그를 만나는 길. 이 길에서 어느 날에는 낯익은 거리의 가수를 만나고, 어느 날에는 수줍게 노래하는 신참 버스커를 만날 수 있다.

김광석 길을 따라 들어선 다양한 카페와 맛집들도 발길을 붙잡는다. 기념품 가게도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오래된 가게를 개조한 곳에서부터 매끈하게 신축한 건물들까지 김광석의 노래처럼 주변 건물도 잔잔한 리듬을 탄다. 지난해 6월 김광석 길 끝자락에 문을 연 ‘김광석 스토리 하우스’는 새로운 핫플레이스다. 개관 1년도 되지 않아 5만8천여명이 다녀갔다. 스토리 하우스에서는 김광석의 공연 자료, 자필 악보, 일기, 메모, LP 음반, 미공개 사진과 그가 사용하던 가구와 물품 등 100여 점의 유품을 만날 수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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